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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따듯해 집니다. 남해에 왔는데 여긴 벌써 봄이네요.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했고 길에선 아주머니들이 시금치를 뜯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비닐봉다리에 가득 담아 오천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금치하면 생각나는게 뽀빠이라는 만화영화입니다.

뽀빠이가 항상 힘을 쓰기전 깡통에 든 시금치를 먹고 힘이 쎄져 위기에 처한 올리브를 구해주곤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멘트가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쎄진다는 뽀빠이 아저씨의 말씀!" 입니다.


왜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게 되었을까요?




시금치는 주로 가을에 파종해서 겨울에 수확하는 채소입니다.

시금치는 비타민 A, B1,B6,C,E등의 필수 영양소와 함께 엽산,마그네슘, 칼륨등의 풍부한 무기질로 인한 뛰어난 항암 효과로 각광받는 웰빙 야채이지만 철분의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70년 독일의 한 과학자가 그 영양 성분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철분의 소수점 한자리를 잘못 찍는 바람에 철분의 양이 10배로 부풀려져 발표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시금치에는 실제보다 10배나 많은 철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이다.


더구나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비롯 다른 야채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같이 함유된 수산이라는 성분으로 인해 인체에는 거의 흡수 되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체외로 그냥 배출 됩니다.

"철분의 왕"이라는 호칭과는 정반대로 철분과는 거리가 한참 먼 야채인 것입니다.


그걸 몰랐던 1930년대 미국의 인기 만화영화 뽀빠이의 등장이 일반인들에게 시금치가 철분 왕이라고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 버렸습니다.

어쨌거나 그 덕분에 그 당시 미국의 시금치 소비는 전보다 33%나 늘어나는 현상까지 보여줬다고 합니다.

마치 캘로그를 먹으면 호랑이 기운이 날것같은 기분 때문일겁니다.


이 오류는 1937년에 바로 잡아졌지만 그 사실은 이제 중요한게 아니었습니다.

철분 함유량이 10배나 많게 적힌 논문 내용이 끊임없이 인용되고 확대 재생산 되면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확고한 대중의 잘못된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참 뽀빠이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파파이스(Popeyes)와 스펠링이 같지만 뿌리는 다릅니다.

파파이스라는 이름의 유래는 영화 프렌치 커넥션의 주인공 도일형사에게서 따온 것입니다.

이 형사의 별명이 팝아이(Popeye)라고 합니다.




너무 많은 시금치를 가져와서 처치곤란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집저집 나눠줘도 많이 남았습니다.


마지막 남은건 시금치 계란볶음을 했습니다.

조리법도 쉽고 맛있습니다.


따듯한 봄날 달래 냉이뿐만 아니라 시금치 요리도 괜찮습니다. ^^